웅아란으로 가는 길
코이카 단원이 현지로 파견될 때에는
그 나라에서 현지어교육을 먼저 받고 파견지를 1주일간 답사한 후에 정식으로 가게 된다.
나의 파견지는 중부 자바 스마랑 인근에 있는 웅아란 지역이다.
현지답사를 다녀 온 후에 가는 것이어서 이번에 가는 것이 초행길은 아니다.
지난 번 현지 답사 때는
전혀 알지 못하는 낮선 지역을 처음가는 길이여서 호기심과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곳에서 생활을 하기위해 가기에 현실적 생각만 가득하다.
이제 자카르타를 떠나는 시간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UI에서 단원들과 함께 수업하며 보낸 시간들을 추억으로 돌리며
이제는 각자 새로운 곳으로 간다.
단원들은 모두 인도네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일해야 하므로 가는 곳이 각각 다르다.
그동안 정들었던 단원들과 공항에서 헤어졌다.
앞으로 잘 적응하며 지낼 수 있을지를 걱정하면서 헤어지는 우리는
서로에게 격려를 하면서도
마음은 심란했다.
웅아란으로 떠나는 자카르타 공항에서
긴장감을 감추기 위해 한껏 미소를 띄워보지만 마음은 찹찹하다.
상공에서 바라보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현지 답사 때 웅아란에 도착해서 처음 만난 Emy 선생님
내 이름의 영문피켓을 이상하게 만들어와서 속으로 웃음이 나왔었다.
웅아란으로 가기 위해서는 자카르타 공항에서 국내선을 이용하여 스마랑으로 간다.
비행 시간은 한시간이 조금 안되는 시간인데 비행기가 계속 해안선을 따라 가기 때문에
운좋게 창가에 앉는다면 푸른 바다와 다양한 구름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도착을 하니
마중 나와 있을 줄 알았던 현지기관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
이런 황당한 일이???
좀 늦는가 보다 하고 공항 의자에서 기다렸다.
스마랑 공항은 국제선도 있지만 아주 작은 공항이다.
더운 날씨에 밖에서 기다리려고 하니 속으로는 엄청 짜증이 났다.
그래도 오가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띄우면서 기다렸는데 거의 2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
어쩔 수없이 자카르타 사무소로 전화를 하여 상황을 파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런 상황이 발생 된 것은 내가 파견 될 기관사람이 나의 도착시간을 잘못 알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자카르타 사무소에서는 나의 도착 시간을 기관 사람에게 이미 공문으로 알려 주었고
전화로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를 픽업하러 온 현지 코워커는 자카르타 사무소에서 도착시간을 오후라고 알려줬다면서
오랫동안 기다린 나를 무척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런데
나를 더 황당하게 만든 것이 있는데...
현지 기관 사람들은 막 공항에 도착한 나를 차에 태우더니
그대로 상가집으로 문상가는 것이 아닌가.
아직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현지어 임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아이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은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스마랑에서의 첫 활동이 상가집 문상이라니...
어이가 없었지만
단복을 입은 상태로 상가집으로 가서
잘 알지도 못하는 처음보는 사람들과 마주 하면서 웃는 얼굴로 있어야 할지
엄숙한 표정으로 있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인도네시아인의 상가집을 처음 구경하는...
좀 처럼 없을 듯한 경험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