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융프라우와 노스페이스
융프라우를 다녀 온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그 시간들을 반추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융프라우에 대한 정보를 많이 수집해 가지고 갔었더라면
더 많은 것을 보고 즐기며 느꼈을 텐데...
한마디로 준비가 부족했다.
스위스 안내책자와 융프라우 등반지도에서
스위스 산들의 이름은 보았지만...
왠지
복잡해보여 자세히 살피지 않고
그냥 융프라우 올라가는 것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융프라우가 있는 베르너 오버란트 지역은 굉장한 곳이었다.
여기 대자연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높이 솟은 봉우리에는
클라이머들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죽음이 있었고
산악철도 건설의
특별한 역사가 있었다.
융프라우로 가는 마지막 환승역은 클라이네 샤이덱역이다
여기서 출발한 기차는 아이거북벽의 터널을 지나
융프라우로 향한다.
그리고
아이거반트 역과 아이스메어역에서 각각 5분 정도 정차 한다.
터널로 된 역에는 전망창이 있어서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알프스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
아이거북벽 등산루트에 갤러리 윈도우(Gallery window)라고 표시된
아이거반트역의 전망창은
베르네 등반의 시발점이 되는 그린델발트 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정말 멋진 조망공간이다.
그런데
1936년 북벽을 오른 토니 쿠르츠의 비극적 등반사고를 알고 있다면
이 지점은 도전과 좌절을 경험하는
또 다른
가슴 뭉클한 장소가 된다.
다시 스위스를 간다면
그린델발트에 있는
등반가들의 묘지에 가서
그들의 도전과 모험 정신을 느껴볼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여유를 갖고 트래킹을 하며
스위스의 산들을 경험하고 싶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의 스위스는 어떨까
사진 왼쪽으로
죽음의 북벽이라는
아이거의 그늘진 모습이 비스듬히 보인다.
오랫동안 인간의 정복을 허락하지 않은
난공불락의 공간이었다.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보이는 모습이
지금도 예사롭지 않다.
"노스페이스" 라는 영화는
이 산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런 영화나 등반 관련 책을 읽고
융프라우를 갔다면
또 다른 눈으로
산들을 보았을 것이다.
최고봉은 아니지만
도도하게 우뚝 솟은 아이거(3,970m)
사진 좌측으로 '하얀거미'도 보인다.
산에 대한
인간의 도전은
마약과 같은 그 무엇이 있나보다
어둡게 보이는
저 산 그늘 속에서
수십명의 생명이 사라져갔다.
그런데
이제 이 산은 상표가 되어있다.
아이거...
노스페이스...
아이거(Eiger)란 뜻은.... "사람 잡아 먹는 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