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따나롯(Tanah Lot)해상사원, 아름다운 해변호텔 팬퍼시픽 니르와나(Pan Pacific Nirwana)
어떤 호텔이 최고 인지는 모르지만...
따나롯 부근의 팬퍼시픽 니르와나(Pan Pacific Nirwana)의 자연경관은 정말 일품이다.
우리가 이 호텔을 방문했을 때는 비가 오고 있었다.
입구에서 보안요원들이 트렁크를 열어 보안 검사를 하고
차가 로비가 있는 큰 계단 앞에 멈추었을 때까지는 그냥 골프장이 있는 호텔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체크인을 위해 호텔 로비로 올라가자...
그림같은 자연이 보인다.
아...
로비도 이렇게 만들 수 있구나..
거기에는 아름다운 바다가 커다랗게 놓여 있었다.
시야에 들어 온 것은 바다 뿐...
아름다움을 느끼는데
다른 것은 필요 없었다.
로비를 향해 계단을 올라갈 때는
힘들게 계단이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라가야지 멋진 조망을 얻는 장소가 있다.
건축가가 이 높이를 괜스리 만들었겠는가
비가 오는 흐린 날이었는데...
내 마음에 다가온 해상사원의 모습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본 광경 그 이상이었다.
방에서 좀 쉬다가 나오니 비는 그쳐 있었다.
해변을 따라 호텔의 여기 저기를 산책하는데...
조망 좋은 곳에 원두막같은 정자가 있다.
기댈 수 있는 푹신한 의자도 준비되어 있고....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일몰 광경이 엄청 좋다.
인도양 저 멀리서 하얀 거품을 내며 달려온 파도는
이 해변에서 힘없이 부서진다.
그래서인지
파도소리가 애처롭게 들린다.
어둠 속의 바다.
눈앞에는 하얀 거품들이 계속 조잘거리는데....
먼 바다는 칠흑같은 침묵속에서 잠잠하다.
뭔가를 기다리는 듯....
산책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본다.
여기저기 조명등을 밝혀 둔 해안가는 대낮처럼 환해서
밤바다를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게 해 준다.
신혼여행 온 듯한 한 커플이 저 앞에 앉아있다.
방해하지 않으려고 슬쩍 자리를 피해준다.
수영장 옆 긴의자에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야자수 사이 사이로 보이는 달빛이 유난히 환하다.
열대의 밤은 점점 깊어가고
한 줄기 바람이 이마를 스쳐 지나간다.
다음날 아침.
해상사원이 보이는 Merica 식당.
아침식사를 위해 우리가 자리잡은 곳은 발코니 쪽 창가였다.
비오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멋진 자리였다.
갑자기 내리친 심한 비바람에
그 큰 문이 덜컹 열려
식탁 위 화병이 엎어지고...
잔이 떨어지고...
깨어진 유리 파편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우리는 식사중에 다른 자리로 옮겨야 했다.
그래서
분위기 있는 이 호텔이 더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고 먹은 아침 식사는....
풀코스라고 했지만....
가격에 비해 별로 먹을 것이 없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