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여행

중국 윈난성[雲南省] 리장고성, 나시족의 민속춤

새잔차 2015. 2. 27. 01:59

 

고성을 구경하기 위해 골목길 여기저기를 배회하는데 

작은 광장인 쓰팡지에(四方街)에서 나시족(纳西族 ) 인듯한 사람들이 민속춤을 공연하고 있다.

 

좋은 볼거리구나 싶어 한참을 서 있었다.

 

이른시간인가 다른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기온도 쌀쌀하고

보는 사람들도 그다지 없는데도 그들은  공연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의 공연은 화려하지도 않고 세련된 맛도 없다.

그냥 단순하고 소박하다.

 

동일한 리듬으로 여러명이 함께 발을 움직이며 집단적으로 움직이는데

무표정한 얼굴도 있고 웃음을 머금은 사람도 있다.

외부인들을 별로 의식하지는 않는 듯

동료들과 줄을 맞추어 춤을 춘다.

 

 

 

의상은 공연을 위해 준비된 것 인지 동일한 차림이다.

 

모두 여성들이다.

자세히 보니 젊은 여성은  한명도 없고  대부분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들이다. 

 

어깨도 구부정하고

자세도 매끄럽지 않고

발동작이 틀리는 할머니도 있다.

 

그래도 모두 성실하게 동일한 동작을 한다.

연속적으로 바뀌는  동작이 쉽지는 않은 듯 아래만 보며 서툴게 따라하는 할머니도 보이고...

발 동작이 틀리면 옆에 있는 다른 할머니가 가르쳐주지만

개의치 않고  그대로 계속한다.

 

 

 

이들의 공연이 매일 반복되는 행사인지

이곳을 다녀간 여행객들의 사진 속에서도 동일한 모습의 공연이 있다.

 

 

오후에 다시 이 광장을 지나가는데

아까 민속춤을 추던 할머니들과 비슷한듯 하면서도 다른 옷차림을 한 

또 다른 무리의 현지인들이 민속춤을 추고 있다.

이들도 나시족(纳西族 )인가?

 

주변에는 관광객들이 제법 모여 있고 사진찍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들이 손에 들고 춤 추는 악기는 좀 조잡해 보이는데 손에 쥐고 있는 채가 특이하다.  

끝부분이 이상하게 굽어져있다 .

 

 

 

 

손에는 악기를 쥐고

발은 리듬에 맞추어 여러가지 동작으로 움직이며 스텝을 만든다.

 

오전에 만난 민속춤 팀들과 달리 이들의 의상은 색상이 더 화려하다.

이들도 대부분 할머니들이다.

오전 팀과 달리 이 팀 안에는 할아버지들도 함께 섞여 춤을 추고 있다.

 

 

 

 

 

 

이들의 춤도 소박하다.

동내 촌로들이 함께 공연하는  모양새여서 서툰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할아버지들이 손에 들고 있는 악기는 소고와 비슷한 분위기인데

악기를 손에 들고 이리저리 흔들면서 원무를 추는 모습이 동네 풍물패처럼 흥겹게 보인다.

가끔 여행객인지, 거주민인지 모를 사람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만드는 원무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뒤섞여 춤을 춘다.

 

 

 

 

 

 

아마  이 지역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리장시에서 의도적으로 이런 무료공연을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동네 어디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노인들이 함께 모여

관광객들을 위해 공연 하는 게 보기에는 좋아보인다.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집단적으로 춤추는 모습을 어디에서나 자주 볼 수 있다.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 공원, 광장, 도로변 같은 곳에서

사람들은 동일한 동작으로 함께 춤을 추거나 태극권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 평소의 활동이

나이가 있는 노인들도 이렇게 가벼운 동작으로 춤 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광장 돌바닥 위에서 날렵하게 움직이는 발동작을 보노라면

흥겨운 마음이 든다. 

 

 

 

 

 

 

 

 

 

리장고성의 모든 것이 지나치게 상업적이어서 무척 실망하고 안타까웠는데

낙담한 여행객에게

편안하게 다가 온 것은 오직 이 노인들의 엉성한 춤이었다.

 

이 소박한 공연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들이 던지는 미소는

이 지역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장예모 감독이 기획한 인상리장(印象丽江) 공연처럼 거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이 작은 공연을 보고 나서야 

난 겨우 리장고성의 환영인사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