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여행

중국 윈난성[雲南省] 수허고성(束河古城) 수로와 우물

새잔차 2015. 8. 12. 23:49

 히말라야 산맥 끝자락인 운남성 리장(麗江)은

주변에 13개 높은 봉우리를 거느린 옥룡설산(玉龙雪山Jade Dragon Snow Mountain 5,596m)이 있다.

 

이 높은 산 때문인지 수허고성에는 물이 풍부하다.

 

 

 

 

 

 

사시사철 산에서 흘러내려 오는 물을 이용하여 마을 중앙에는 연못도 조성되어 있고

그 사이로 길도 만들어 놓아

관광객들에게 연못을 건너다니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이 마을의 수로는 언제 만들어진 걸까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도 수로가 있었다.

동네 옆을 흐르던 그 도랑은

장마기같이 비가 많이 올 적에

미꾸라지도 잡고 빨래도 할 만큼 많은 물이 흘러가지만

갈수기에는

거의 말라버리는 도랑이다.

 

이제 생각해 보니

그 도랑에는 잡초만 무성했지 돌이 없었다.

 

 

 

이 곳 수로는 돌로 만들었다.

바닥을 돌로 깔아두니 땅으로 스며드는 물 낭비도 없고

견고하기조차 하다.

 

중국인들은 고대부터 물을 잘 다스린 것 같다. 

나라를 다스리는 위정자들은 모두 치수(治水)사업에 관심을 가졌.

기원전 3세기에 이미 홍수와 가뭄을 다스리기 위해

청두(成都) 주변 민강(岷江)에 

수리시설 두장옌(都江堰/도강언)을 축조한 것만 봐도

물을 관리하는 능력이 대단한거 같다.

 

 

 

 

 

마을 여기 저기에 수로가 있다.

가게 앞에도 있고

집앞에도 수로가 지나간다.

 

수로로 지나가는 물들은 꽤 깨끗해 보인다.

이 물들을

집안으로 당겨 사용하는 집들도 많다.

 

 

 

 

 

 

겨울인데도 흐르는 물의 양이 상당하다.

어떤 곳은 물이 흘러가는 소리가

마치 폭포수 소리처럼 우렁차게 흐르는 곳도 있다.

 

 

 

 

이렇게 물이 흘러가는 곳에 오래 된 다리가 하나있다.

명나라시대에 만들어진 400년된 다리다.

이름이 청룡교(靑龙桥)다.

 

 

 

 

그 오랜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다리를 건너 다녔는지

바닥의 돌들이 반질반질 윤이나고 있다.

 

다리 아래에는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맑은 물이 흐른다.

 

 

 

여행 당시엔 날씨가 추워서

청룡교(靑龙桥)에 대한 표지판 설명도 읽지 않고

그냥 듬성등성 지나갔다. 

 

 

이제 사진의 설명을 보니

리장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규모의 돌다리라고 한다.

다리 모양은 아치형태이고

차마고도로 가는 마방들의 많은 말들이 이 다리를 통해 지나갔단다.

 

다리에 박힌 돌의 윤기가 유난히 관심을 끌더니만

옛날부터 이 다리는 

주변의 버드나무 경관과 매끄러운로 유명했다고 한다. 

 

 

 

 

마을 한쪽에 삼안정(三眼井)이란 우물이 있다.

 

우리나라의 우물과는 다른 형태다.

흐르는 물을 이용하여

상, 중, 하 3단으로 만들었다.

 

 

 

가장 위의 우물은 식수, 중간은 야채 등을 씻는 용도, 아래는 빨래 들의 생활용수로 사용한다.

우물을 상당히 지혜롭게 이용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수도시설이 발달되어 현재는 우물이 거의 사라지고 없다.

도시는 물론이고 시골조차도 사라지고 있다.

 

불현듯 옛날에 두레박으로 물긷던 생각이 나서

우리나라의 우물 모습을

인터넷으로 여기 저기 찾아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흐르는 물을 이용하는 우물보다는

땅에서 솟아나는 샘의 형태가 많았다.

물의 양도 이곳처럼 풍부하지 않다.

 

한 우물에서 식수를 준비하기도 하고 채소를 우물가로 가져와 씻기도 하고

빨래까지도 했다.

 

 

                                                                                                                      <연합뉴스 사진>

 

 

함께 여행한 어머니는

이곳의 우물을 보시면서 옛날 이야기를 하셨다.

'처음 시집와서 고생한 일 중에 새벽에 물길러 가던 일이 제일 고생스러웠다'고 말씀하셨다.

 

어릴적 생각을 해 보니 그 시절에는 물 긷는 일이 중요했을 것 같았다.

어른들이 새벽 일찍부터 물통을 지고 동네 우물로 가서

밤사이 모인 샘물을 

긴 줄에 묶인 두레박을 늘어뜨려 물을 길었다.

어렴풋이 그 때가 떠 오른다.

 

샘에서 나오는 물의 양은 일정하고

물 긷는 사람들은 많아서 

우물가에는 먼저 온 순서대로  가지런히 물통이 놓여 있었다.

그 시절은 물긷는 일이 일상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제는  힘들게 물 긷는 일은 없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풍부하기에

물 사용이 아주 손쉽다.

너무 쉽게 공급되기에 그 소중함이 오히려 퇴색되고 있을 뿐이다.

 

리장 지역의 우물을 보면서

어린날 그 시절 

물긷던 그 우물가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