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여행

중국여행, 윈난성[雲南省] 리장고성의 밤

새잔차 2015. 2. 24. 02:39

쿤밍역 출발은 정오 즈음였는데  리장역에 도착하니 거의 밤 7시가 넘었다.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에서 픽업을 나와줘

우리는 또 다른 여행객과 함께 차를 타고 숙소로 갔다.

 

우리를 태운  차는 아주 작고 낡았지만 

6명이나 탈 수 있었다. 

차 모양이 동그란 빵처럼 생겨서 여행객들은 이런 차를 빵차라고 부른다.

 

 

숙소로 가는 도로는 한적하고 상당히 어두웠다.

도로변엔 상점도 없고

거의 불빛도 보이지 않는 길을  계속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 이 곳이 아주 외진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도시 외곽으로 새롭게 난 우회도로였다.

 

더 이상 차가 들어 갈 수 없는 어느 작은 골목길 앞에서 차가 멈추자

거기에는

숙소까지 도보로 데려다 주는 또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내인은 따라오라고 손짓하며 골목을 이리 저리 돌아서 간다.

길은 어둡고

앞서가는 안내인은 저만치가고

혹 놓칠까 걱정되어 다급한 마음으로 따라갔다. 

 

 

어디가 어딘지 분간도 되지 않았지만

끌고 가는 여행가방 바퀴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려 

아래를 자세히 살펴보니

골목길 바닥이 전부 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한참을 가니 안내인이 한 대문을 가리키며 살짝 웃는다.

숙소다.

 

 

 

시간은 거의 9시인데

아직 저녁을 먹지 못했다.

 

 

숙소 내 식당은 이미 닫혔다고 해서

식사 할만한 곳을 찾아 밖으로 나왔다.

 

주변 골목은 이쪽 저쪽으로 복잡하게 길이 나 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한 생각이 지나간다.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게 좀 불안하기도 했지만

한쪽 방향으로 계속 걸으니.

갑자기 대낮처럼  환한 골목길이 나왔다.

 

 

길에는 사람들로 넘치고 있다.  

늦은 시간인데도...

 

 

 

좁은 길 양옆은

환한 조명으로 치장한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고

 

 화려한 모습으로 장식된 물건들이

손님을 기다린다.

 

 

아까 차를 타고 올때는 어느 시골구석으로 들어 왔나보다 했는데

좁은 골목길 양옆으로 나열해 있는

상점들 모습은 도시의 번화가 이상이다.

 

리장고성

여기는 오래 된 집들이 있는 곳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화려한 조명과 상점들의 모습을 보다니...

 

 

어느 가게에서 음식을 먹는데

문이 없다.

사방이 열려 있어서 추위가 느껴진다.

 

밤기운이 싸늘하다.

 

따뜻했던 음식도

금방

식어버린다.

 

 

 

 

가게에서 나오는 밝은 조명이 거리를 환하게도 만들지만

숨겨진 쪽은 상당히 어둡기도 하다. 

 

 

 

 

골목길 끝

광장으로 들어서니 

갑자기 환상의 세계로 들어 온 것 같다.

 

눈 앞에 펼쳐지는 야경이 너무 화려하다.

 

위쪽 기와집들은 모두 황금색 조명으로 띠를 둘렀고

어두움에 숨겨진 검은 색 지붕은

그 불빛과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짙은 화장으로 치장한 

요염한 여인이 어둠 속에서

손짓하는 듯

 

화려한 조명이 여행객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추위를 잊으려고

따뜻한 사탕수수 음료수도 마셔본다.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고성이란 이미지와 달리

광장주변에는 유흥주점들이 많이 보인다.

 

그 주점들에서 울려나오는 시끄러운 굉음이

지나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모두들 걸음을 멈추고 

안을 살핀다.

 

창문을 가리는 흐릿한 반투명 비닐이

오히려

내부를 엿 보도록 충동질한다.

 

 

 

 

음악,

무희,

불빛, 

 

지나는 행인들은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한눈을 팔고

 

호객하는 사람들은

읍소하며 권유한다.

 

 

천천히 걸으며 

업소 하나하나를

슬쩍슬쩍

구경하는 야릇한 재미도 있다.

 

 

 

 

 

리장의 밤

 

그 화려함 속에는

또 다른

유혹이 숨어 있었다.

 

 

독특한 양념과

맛을 지닌

이름 모를 음식들

 

 

생과일로 만든 다양한 음료수....

 

 

기막히는 모양으로

채워진

간식상자들....

 

 

입안에

군침이 돈다.

 

이런 유혹에서

쉽게 벗어 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