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있으면서 술라웨시 섬의 타나 토라자 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다.
장례문화가 아주 특이한 지역이라고 해서 가 보았는데
이국적이고 독특한 풍경들이 신기하게 다가왔었다.
다시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다.
그 때는 동료들이랑 함께 갔었는데
다시 누군가와 함께 그곳에 갈 기회를 만들고 싶어 그 때를 기억해 본다.
술라웨시 섬 중부에 있는 타나 토라자,
스마랑에서 수라바야(Surabaya)를 거쳐 마카사르(Makarrar)로 갔다.
슬라웨시 섬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바라 본 파란 바다는
속이 훤하니 들여다 보이는 깨끗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하늘 위에서 작은 섬들을 꿈꾸 듯 바라보다가 도착한 마카사르 공항(Sultan Hasanuddin Airport)은
무척이나 더웠다.
마카사르는 술라웨시섬의 남부에 있는 도시이고 토라자 지역은 섬의 중부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마카사르에서 토라자로 가기 위해선 버스를 타고 무려 8시간을 가야 한다.
장거리 여행이다.
우리는 밤에 출발하는 토라자행 버스를 타기 위해서
버스 터미널로 가서 Perwakilan Bus Bintang Prima를 이용했다.
<터미널 주소: Jalan Perintis Kemerdekaan KM. 12, Tamalanrea,Kec. Makassar,Sulawesi >
어두운 밤에 택시를 타고 도착한 낮선 버스터미널은
각 지역으로 떠나는 대형버스들이 한곳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그들이 내는 엔진 소리가 어찌나 큰지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천정에 씌워진 커다란 덮개가 소리를 더 굉음으로 만드는지
마치 자동차 경주를 시작하는 차들이 내는 소리 같았다.
더구나 줄지어 서 있는 버스들은 요란한 색과 그림이 그려져 있고
이상한 부착물로 치장 되어 있어서
낮선 곳에서 난폭한 오트바이 폭주족들을 만난 듯 하였다.
지역적 특성인지... 인도네시아에서 본 버스들 중에서 가장 화려한 모습의 버스가 거기 있었다.
생각 이상으로 화려한 버스를 보니
버스를 운행하는데 있어서도 이처럼 야단스러우면 어떻허나하는 걱정에 긴장 되기도 했다.
불안한 마음으로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버스를 탔다.
버스는 상당히 대형이다.
8시간 정도를 타고 가는 이 버스는 의자를 눕히면 침대가 될 정도로 넓고 크다.
좌석에는 베개와 모포도 준비되어 있어 에어컨이 세게 나와도 상관이 없다.
다행하게도 나는 제일 앞 좌석을 차지하게 되어 긴 다리를 펼칠 수 있었는데
뒷자리에 있었던 동료는 좌석간 거리가 좁아 의자를 뒤로 젖혀도 다리를 펼 수 없어 많이 불편했다고 한다.
우리가 탄 버스는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air suspension system) 이 장착되어 있어 승차감이 상당히 우수하였다.
장거리 버스여서 이런가 보다하고 생각했는데...
토라자로 가면서 도로의 노면 상태를 보니
여기도 파져있고 저기도 파져 웅덩이가 보일 정도다.
너무 험한 도로다.
이런 서스펜션이 장착된 버스가 아니면 장거리 여행이 무척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네시아의 도로 상태는 대부분 좋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토라자로 가는 도로는 정말 형편 없다.
밤 10시에 버스가 출발하자
앞자리에서 편안하게 자야겠다고 눈을 감고 잠을 청했는데...
맞은 편에서 오는 차량의 불빛들이 수면을 방해한다.
마카사르 시내를 벗어나자 도로 사정이 아주 열악해 진다.
좀 더 시골길로 접어들자 도로 폭도 갑자기 좁아지고 있다.
승용차 두대가 겨우 교행할 정도인데
이렇게 대형버스가 다니고 있다.
요런 좁은 길에서 반대 쪽에서도 대형차가 오면 어떻게 되나...
불안한 마음으로 운전기사를 걱정스럽게 바라 보았다.
운전기사는 아무런 문제 없이 운전하고 있는데 난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아니나 다를까
맞은 편에서 대형차들이 줄지어 온다... 버스가 그 차들을 피해서 왼쪽으로 핸들을 돌리는데..
부딪칠 것 같아 식은 땀이 난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가는데...
한뼘도 안되는 간격이다.
이건 운전을 잘 한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위험하게 운전한다고 해야 할지...
차라리 두눈을 감고 있는게 더 나을 것 같다.
버스가 북쪽을 향해 계속 가니 점점 주변의 불빛은 사라져가고..
짙은 어둠 속에 버스만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길도 나쁜데...
이런 속도로 가도 되는건가...
운전수를 믿어야지...
그냥 온통 기도만 나온다.
뒷자리에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자는 사람들은 정말 다행이다.
밤길을 가는 내내 계속 되는 두려움 속에서도 피곤이 몰려와 살짝 잠이 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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