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여행

자카르타 근교 뿐짝지역 차밭의 여인들

새잔차 2014. 7. 2. 21:49

자카르타 근교에 위치한 뿐짝은 해발 1000m 정도의 고산지대여서 차밭이 많다.

유명한 차밭 구눙마스(Gunung Mas)를 갔다.

 

 

온 천지가 초록의 물결이다.

가까이 다가가니 진초록의 잎들은 햇빛에 반짝이며 더 가까이 오라고 소근대는 것 같다.  

 

 

어딘가에서 모터 돌아가는 기계 소리가 난다.

고개를 드니 저 멀리 일하는 아낙들이 보인다.

큰 포대를 뒤에 달고 찻잎을 자르고 있다.

 

어쩐지 차밭 모습이 깍은 듯 반듯한 모양이더니...  여기는 기계로 찻잎을 수거하네... 

그래...  이 넓은 차 밭을 어떻게 사람의 손으로 다 딸것인가...

여기 차는 홍차가 주종이니....  기계가 능률적이지 않겠는가?

 

 

찻잎 가득찬 큰 포대를 머리에 이고 한 사람이 아래쪽으로 내려온다.

일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은 우리네와 별반 차이없다. 

   

 

무거운 포대를 차양 쳐진 보관소에 내려 둔 아낙은 또 다시 빈포대를 갖고 찻잎따는 장소로 올라간다.

한 잔의 차에도 이들의 노고를 기억해야겠다.

 

 

짙푸름 가득한 차밭 여기 저기를 돌아본다.

경사진 한쪽 언덕위에 망태를 메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와우.

저 사람들은 손으로 찻잎을 따는 사람들이 아닌가.

너무 반가워 카메라를 들고 차밭 언덕으로 올라갔다.

 

 

차밭 사이를 가로질러 올라가니

그 사람들은 옆쪽 길로 오라고 손짓으로 알려준다.

 

 

옆으로 다가가 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니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기다렸다는 듯 반겨준다.

 

 

사진을 찍는데 너무 협조적이다.  이런 저런 포즈도 취해주고...

 

 

일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재바르게 찻잎을 따는지 날렵한 솜씨가 그대로 느껴진다.

맨손으로 찻잎을 딴다고 무심코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장갑을 낀 손안에는 찻잎 따는 칼날이 숨어 있었다.

 

 

역시 도구가 있어야 일에 능률이 있구나.

 

 

 

커다란 망태를 한번 메어 보았다.

우~~ 상당히 무겁다.

이 망태를 계속 메고 잎을 따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찻잎따는 여인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

에구... 내가 잔돈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이 사람들도 틀림없이 사진 찍은 댓가를 요구할텐데...

 

 

어쩌지, 돈을 주기 위해 언덕 아래까지 갔다가 올 수도 없고...

만면에 웃음 가득하게 반겨주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인데..

 

어쩔수없이 잔돈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니

아주머니의 표정이 급냉하듯 변해간다.

 

에구.. 어쩐다....

급하게 주머니 여기 저기를 뒤지니...  주머니에 10,000Rp 한장이 숨어 있었다.  

돈을 건내주니 부족하다고 말한다.

 

어떡하랴...

잔돈이 없는데...

뒷통수에 아낙네들의 눈총을 받는 것 같다.

언덕을 내려 올때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

 

이 나라에는 항상 잔돈을 준비하고 다녀야한다는 것을 잘 알며서도

이렇게 자주 잊어 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