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정에서 서해협곡으로 들어 갈때 이미 시장기가 느껴졌다.
12시가 넘었으니
한국 시간으로 치면 1시를 넘긴 시간이다.
준비해 간 간식을
조금씩 먹으며 서해대협곡을 내려 갔다.
근데...
뭘 먹었지..
ㅋ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계속 내려오다보니
에너지가 고갈되었는지
어느 순간 다리 힘이 쫙 빠진다.
자꾸만 털썩 주저 앉고 싶어진다.
어쩌면
한동안 운동도 하지 않고 편하게 지내다가
겁도 없이
황산에 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느 한 곳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살핀다.
다리가 아프고 걷기 힘들어도
경치구경은 해야 한다.
그리고
사진도 찍어야 한다.
모두들처럼
나도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바위도 멋지고
소나무도 멋지다.
이 뾰족뾰족한 산들을 봐라.
어디 쉽게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인가.
그런데... 사진 속 표정이 점점 딱딱해져 간다.
고통을 감추고 있는게
조금씩 표시가 난다.
웃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저 멀리 계곡 아래에서
보얀 안개가 피어나는 듯하더니
순식간에 짙게 깔리며
계곡 위로 올라 온다.
주변은 온통 안개로 휘감겼다.
선경이 따로 없다.
황산의 운무가 일품이라더니...
이런 광경까지 경험할 줄이야...
이야...
정말...
좋다....
발밑을 감싸면서 피어나는 안개는
계단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게 깔려
걱정이 되었는데...
사라질때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저 멀리 보이는
구름이 조금씩 붉은 색을 띄기 시작한다.
황산은 일몰로도 유명하다는데
아쉽게도
산위에서 숙박하는 일정이 아니다.
이 순간을 즐기자.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지금 내가 있는거다.
모노레일 타는 곳까지 오는 계단은
비교적 평탄했지만
내 다리는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다.
한계단
한계단을 내려오는 게
엄청 고통스럽다.
계단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게 더 힘든다더니...
그래도...
나같은 보통사람들에게는
높은 곳으로 오르는 것 보다는
내려오는게 더 편하다.
서해대협곡 북측입구에서 거의 2시간 정도 계속 내려오면
협곡 아래에는 모노레일이 기다리고 있다.
힘들지 않게
다시 산 위로 올라 갈수 있도록 해주는 탈것이다.
모노레일을 타고가는
짧은 순간은
걷기 힘든 사람에게는 긴 휴식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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