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여행

중국 황산여행5, 서해대협곡

새잔차 2015. 11. 5. 00:17

 황산의 배운정을 지나 이제 서해대협곡 북측입구에 들어 섰다.

이 코스가 황산 코스 중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한다. 

 

 

 

서해대협곡 1환으로 들어가는 순간,

아...

과연 황산이구나.

 

수묵화 속에서 본 풍경들이 그대로 나타난다.

그림 속의 아름다움을 실제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문득

표암 강세황, 

겸재 정선...

이들이 떠오른다.

그들이라면 이 전경을 어떻게 묘사했을까

 

재능있는 솜씨로 능숙하게 묘사하는 화가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나의 눈으로 직접 본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

눈의 호사에 마음은 풍요로움으로 가득하다. 

 

한참 주변을 구경하고 나서 천천히 계단을 밟았다.

지금부터는 저 아래 쪽으로 내려간다.

 

 

 

11월의 황산

이 시기의 한국은 단풍의 절정은 지나갔지만

그래도 온 산야가 울긋불긋한 색상으로 물들어 있는데 

지금 황산에는 붉은색이나 노란색은 찾아 볼 수 없다.

붉게 물드는 나무들이 보이지 않는다.

 

오직

푸른 소나무와 바위산만으로 선경을 만들고 있다. 

 

 

조금씩 편안하게 내려가던 계단이 갑자기 급경사로 바뀌어진다.

휑하니 어지럼증이 생긴다.

 

길아래는 모두 낭떠러지다.

미끌어지면 안된다.

정신차리자.

 

 

 

조심조심 내려가지만...

그래도 볼건 봐야한다.

 

계곡 건너 산위에 '비래석'이 보인다.

계곡 아래 쪽에서 보니 조그만하게 보이지만

'비래석(飛來石)'은 높이 12m, 길이 7.5m, 무게 544톤의 거대한 바위이다.

그 모양이 마치 하늘로 나르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내려가는 길에는 바위 사이로 난 길도 있고

동굴같은 통로도 있다.

 


 

 

 

 

 

갑자기 허공에 달려 있는 듯한 계단이 나타난다.

앞서 가던 

동행이 비명을 지른다.

 

아래를 보니 천길 낭떠러지다.

가슴이 뛰며

어지름증이 엄습한다.

 

제 자리에 서서 심호흡을 해 본다.

그리고 입으로 되새기며 말한다.

이 계단은 안전하다... 안전하다.. 안전하다...

그래도

한발

한발

내디딜때 마다

가슴은 쿵쿵거린다.

 

 

이런 광경을 구경하러 왔건만

사진찍을 엄두도 못내고 계단만 응시하며 겨우 겨우 내려 왔다.

후유...

정말 위험한 코스다.

 

 

 

 

 

 

위험한 코스를 지나면

모두들 또 다시 

사진을 찍는다.

눈으로만 남기기엔 너무 아쉬운 풍경이 많은 거다.


 

 

 

 

 

 

 

 

 

 

내려가는 계단이 끝도 없다.

그래도

조금도 지루하지도

피곤하지도 않다.


멋진 경치가 계속 감탄을 자아낸다.

 

 

 

 

 

 

아슬아슬한 이곳에서는

모두들

꼭 이렇게 사진을 남긴다.


떨리는 마음은 숨기고...

 

 

 

 

 

 

 

 

 

 

 

 

 

 

 

급경사의 계단

내려가는 것이 익숙해지고

발바닥이 아파질 무렵

저 아래 모노레일 모습이 쬐그만하게 보인다.

 


저 밑까지 내려가야 한다.

발도 아프고

다리가 묵직하게 느껴지는데도

모노레일  타는 곳까지는 아직 한참이 남았다.


 

 

저 절벽 사이로 나있는 잔도 모퉁이를 돌았는데..

갑자기 다리가 휘청하더니

거짓말처럼

다리에 힘이 쫘악 빠져버린다.

털썩 주저 앉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었다.

 

다리에 힘이 빠지니 한발자국을 움직이기가 어렵다.

 

어린아이들이 갖고 노는 종이 관절 인형처럼

내 다리도 그냥 앞뒤로 움직인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줄에 매달린 종이인형처럼 

제멋대로 움직이는 다리를 가지고 위험한 계단을 내려가려니...

마음 속으로 기도가 절로 나온다..

 

한계단 한계단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그래도.. 기도의 힘인가...

동행하는 많은 사람들을 오래 기다리게 했지만

무사히 모노레일 타는 곳까지 가기는 갔다.

미안한 마음에

온몸에 진땀이 난다.

 

한 발자국 움직일때마다 계단난간을 잡았으니..

이 난간이 없었다면...

스틱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