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를 따라 황산을 구경하지만 한국서 가져간 지도를 보며
현재 어디를 걷고 있는지 살피며 걸었다.
처음 탑승권을 받고 줄을 서서 계단을 따라 올라 가기 시작한 곳이 '운곡사'.
그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장소는 '신백아령'...
운곡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멀리 보이는 경치에 취해 사진찍기 바빴고
그 다음부터는 계단 오르는데 정신이 없어
여기저기 살피지도 못하고
앞만 보고 가다가
'몽필생화' 지점에 와서야 겨우 여유를 가졌다.
뾰족한 바위에 소나무가 한 그루 달랑있는 풍경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중국인에게 이 곳이 인기있는 건
문필을 중시여기는 동양적 사고 탓인가 보다.
사람를 틈에서 벗어나 멀찌기 서서 사진을 몇장 찍고
또 한참을 걸어갔다.
황산에는 평지가 거의 없다.
오르거나 내려가거나 모두 계단이다.
북해 호텔을 지나 가면서
다음에 다시 황산 올 기회가 있다면
이렇게 산 위에 있는 숙소를 잡으리라 생각했다.
시장기가 느껴질 무렵 운해가 흩어진다는 배운정(排雲亭)에 다달았다.
여기는 식당도 있고
각 코스로 갈라지는 갈림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매점도 있고 식당도 있는데
중국 관광객들은 여기저기서 바닥에 앉아 식사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땅바닥에 그대로 앉아 인스턴트로 된 뭔가를 꺼내 식사 준비를 한다.
그게 컵라면인지 컵밥인지...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신기하게도 펄펄 끓는 듯한 어떤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일회용 용기 뚜껑에 있는 구멍에서 하얀 김이 계속 힘있게 나오는게 신기하다.
컵에 뜨거운 물을 부었는가...
저게 왜 저렇지하고 호기심이 생겨 뭔가하고 가서 보려고 할때
마침 옆에 앉을 자리가 나서 그만 그 자리에 앉아 버렸다.
피곤함이 호기심을 눌러버렸다.
그게 어떤 즉석식품이었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운해정에는 중국인들이 많다.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산 중의 하나가 황산이라니...
자기들이 좋아하는 산에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당연지사다.
그런데 단체로 온 중국 여행객들의 옆을 지나가면 너무 시끄럽다.
사람들의 말씨도 성조가 있어 크게 들리는데
깃발 든 가이드들이 여기저기서 마이크를 사용해서 설명을 하고 있어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시장통 이상이다.
황산의 아름다움이 반감되는 듯해 아쉽다.
중국인 여행객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여성,
온통 분홍색으로 몸을 덮고 있다.
모자가 분홍색이고 운동화도 분홍색이다.
자세히 보니 바지만 청색이고 가방이랑 외투가 모두 분홍색이다.
이런 여성의 모습을 굳이 사진으로 남기는 건 특색있는 복장을 한게 반가운 거다.
딱딱하고 똑같은 표정의 중국인이 아니라
개성있고 부드럽게 변해가는 중국의 한 부분이 이 여성의 옷차림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다.
배운정에 모여 쉬고 있는 사이
나와 동행하는 사람들이 가이드에게 새로운 요청을 했다.
원하는 사람들만이라도
황산에서 경치 좋다고 이름난 서해대협곡을 가보자고...
그래서 우리들은 별도의 비용을 더 내고
가이드를 따라
배운정을 지나 서해대협곡으로 들어 갔다.
우와
우와
눈 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풍광
순간적으로
함성을 지르고 싶었다.
중국인들이 자기 나라 산을 너무 흐뭇하게 바라 보는 모습을 보니...
마음에 부러움이 가득 일어난다.
여긴 중국이다.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가 중국이다.
지금 이 순간,
황산 속에 내가 있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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