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한번은 치과 검진을 간다.
치아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매년 정기적으로 간다.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치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년 전부터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았는데
그때는 치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이 치과를 찾았는지
의사가 조금 의외라는 듯이 반겨주었다.
나와 이름이 똑 같은 그 여의사는 '보통은 치아 검진만을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했다.
그녀는 치아를 계속 잘 관리하라고 당부하면서
치솔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주어 칫솔질 할 때마다 그녀를 기억하며 했었다.
올해도 검진 할 때가 되어 집주변의 치과를 찾아갔다.
전에 간적 있는 곳인데도 비슷한 건물이 많아 찾기가 힘들었다.
그때는 주변에 치과가 1곳 뿐이어서 상호도 보지 않고
건물에 붙어있는 치과 간판만 보고 금방 찾아갔었는데
갑자기 주변 건물들에 치과가 많이 생겨 간판만 보고는 그 치과를 찾기 어렵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 병원들은 거의 비슷한 건물에 들어가 있다.
대부분 일층이 약국이고 2.3.4층들은 다른 진료과목을 가진 의원들과 학원들이 뒤섞여 있으니
거의 분위기가 비슷해서 착각하기 쉽게 되어있다.
전에는 1곳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이 건물에도 치과가 있고
저 건물에도 있어서 분간이 잘 되지 않는다.
일년에 한번 가는 곳이지만
그래도 진료 기록이 있는 치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리저리 찾았다.
한참만에 겨우 찾아 올라갔다.
병원 접수부에서 혼잣말로
''비슷한 치과가 많아서 이 치과 찾는데 혼란스러웠다"고 하니
접수부의 간호보조사가 말하길
1년 사이에 주변에 새로운 치과가 9곳이나 생겼다고 한다.
치과가 많이 생기면 소비자로서 좋은 건가?
아닌가?
치아를 검진하던 의사선생은
치아관리를 잘 했다고 슬쩍 올려준다.
기분좋은 말이다.
그동안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 쓴 나로서는 당연히 듣고 싶었던 말이다.
나의 노력이 인정되는 듯해서 흐뭇하다.
부모가 좋은 치아를 물려주지 못했다면
많이 노력해도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좋은 치아를 물려 준 부모님께 감사드려야 한다.
슬쩍 기분 좋게 만들어 준 의사선생이 치아 상태가 좋다고 하면서도 약간의 치석이 있다고 스케일링을 권한다.
보험이 된다며 금액도 얼마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전에는 그냥 단순히 검진만 해 주었는데...
주변에 치과가 너무 많이 생긴 탓인가
아니면 의료보험 적용 탓인가
좋은 의도로 스케일링을 권하는데도
의심하는 이 마음은
요즘 의사들이 너무 상업적으로 진료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인가...
그래도 1년에 한번 정도는
스케일링해도 괜찮을 것같아 동의는 하지만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느껴져 조금 찜찜하다.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치과 기계음은 항상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여성치위생사가 의자를 뒤로 젖히더니 얼굴에 면포를 씌운다.
우욱...
이제 스케일링이 시작되는구나....
몸이 긴장되며
모든 신경이 입으로 쏠린다.
의외로 치위생사가 편안하게 진행해 주는 것 같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작은 파편들이 여기 저기 튀겨 나온다.
손에도 뭔가 떨어진다.
목쪽으로도 물이 줄줄 흐르고 있다.
좀 더 조심하고 세련되게 해 주었으면 했는데..
스케일링은 항상 이런분위기다.
그래도 이정도는 약과라고 생각하며 지시대로 따랐다.
입 크게 벌리세요.
입 다물듯이 하세요.
오른쪽으로 돌리세요.
왼쪽으로 돌리세요.
입을 헹구세요...
입가가 아프다는 느낌이 들 즈음에야
겨우 스케일링이 끝난것 같다.
다시 의사가 다가 온다.
칫실사용하기와 이 딲는법을 알려준다.
의사들마다 알려주는 방법이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치아를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부드러운 작은 칫솔을 사용하여 치아 구석 구석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하고
잇몸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동일하다.
치과에서 가르쳐주는 걸 사람들은 잘 실천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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