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내가 사랑하는 하늘

새잔차 2007. 11. 8. 15:30

언제부터인지 

연구실 건물 뒷쪽 출입문은  내 마음이 머무는  한 장소가 되고있다.

건물 외부로 나갈 때 마다,  

유리문 저 너머로 바라보이는 산들이 항상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닫혀진 공간에서 탈출한다는 잠재의식 때문일까

출입문을 나서면 곧  반전되는 그 탁트인 시야에 마음을 빼앗긴다. 

측면에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 들어 오는 것은 오직 하늘과 산뿐이다.

먼 곳을 바라보는 편안함이랄까...  

 

하늘과 맞닿는 산들은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그 선이 던져주는 여유로움은  나를 평온함에 빠지게 한다.

 

저녁하늘에 그려지는 검은 산의 형상은  

잿빛 구름과 함께

어두움으로 사라지는 아쉬움을 전하는 듯

마음을 콕 찌르고 있다.

 

내가 가장 아끼는 장면은.. 

으음 ...  

불그스름한  노을이 산위를 장식하고 

회색 구름들이 또 다른 하모니를 만들어 줄 때...  

 

이건 정말...  

누군가가 연출해 주는 듯..  

놓치고 싶지 않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그러면...

내 마음은 뭔지 모를 설레임 속에 빠지게 되고...  

 

텅빈  하늘을

그대로 바라보는 즐거움도 꽤 크다.  

이 공간에서  

난  작은 기쁨들과 교류할 때가 많다.

 

파아란 하늘,  변화하는 구름, 오후 햇살의 따스함,  계단 아래 코스모스, 둥근 가로등의 불빛, 달빛, 별빛,,,, 

이들은 특별히 나에게만 전해주는 뭔가가 있어

누군가에게 들킬세라 비밀스럽게 즐긴다.

 

하지만... 

곧 

저 산들과 조화되는 하늘은  더 이상 즐길 수 없다.

내가 사랑하는 이 광경은 

얼마후에는 사라진다.

 

그 공간에 대형아파트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대형크레인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나의 눈맛은  이미 깨어지고 있다.

 

아쉽다.

내 기쁨이 사라진다.

내 사랑을 빼앗기고 있다.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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