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연구실 건물 뒷쪽 출입문은 내 마음이 머무는 한 장소가 되고있다.
건물 외부로 나갈 때 마다,
유리문 저 너머로 바라보이는 산들이 항상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닫혀진 공간에서 탈출한다는 잠재의식 때문일까
출입문을 나서면 곧 반전되는 그 탁트인 시야에 마음을 빼앗긴다.
측면에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 들어 오는 것은 오직 하늘과 산뿐이다.
먼 곳을 바라보는 편안함이랄까...
하늘과 맞닿는 산들은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그 선이 던져주는 여유로움은 나를 평온함에 빠지게 한다.
저녁하늘에 그려지는 검은 산의 형상은
잿빛 구름과 함께
어두움으로 사라지는 아쉬움을 전하는 듯
마음을 콕 찌르고 있다.
내가 가장 아끼는 장면은..
으음 ...
불그스름한 노을이 산위를 장식하고
회색 구름들이 또 다른 하모니를 만들어 줄 때...
이건 정말...
누군가가 연출해 주는 듯..
놓치고 싶지 않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그러면...
내 마음은 뭔지 모를 설레임 속에 빠지게 되고...
텅빈 하늘을
그대로 바라보는 즐거움도 꽤 크다.
이 공간에서
난 작은 기쁨들과 교류할 때가 많다.
파아란 하늘, 변화하는 구름, 오후 햇살의 따스함, 계단 아래 코스모스, 둥근 가로등의 불빛, 달빛, 별빛,,,,
이들은 특별히 나에게만 전해주는 뭔가가 있어
누군가에게 들킬세라 비밀스럽게 즐긴다.
하지만...
곧
저 산들과 조화되는 하늘은 더 이상 즐길 수 없다.
내가 사랑하는 이 광경은
얼마후에는 사라진다.
그 공간에 대형아파트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대형크레인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나의 눈맛은 이미 깨어지고 있다.
아쉽다.
내 기쁨이 사라진다.
내 사랑을 빼앗기고 있다.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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