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스포츠 라틴댄스 수업

새잔차 2016. 6. 24. 23:05

언제였는지.. 처음 라틴댄스를 접한건 10년도 더 전의 일인것 같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서울로 일주일간 연수를 갔을 때 같다.

보통은 딱딱한 내용만으로 연수가 채워져 있는데 그 때는 교육일정 속에 스포츠 댄스가 들어 있었다.


난생 처음 배우는 '차차차' 댄스인데

팔을 쭉쭉 펼치며 스텝을 밟는 움직임이 너무 재미 있었다.

연수에 참여한 원장들 모두 댄스가 즐거웠는지 

하루 일정이 끝나고 연수원 방으로 돌아오면 댄스의 기본 동작을 연습하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서울 연수에서 돌아 온 후,

바쁘게 지내는 교사들이 별다른 취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댄스를 가르쳐서 함께 즐겨보려고 교사들과 의논하여 전문 강사를 모셨다.

즐겁게 댄스를 배우다보면

구성원들 간 소통이  더 원활해 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런데 기초스텝을 조금 익힐 즈음에 

갑자기 전국적으로 발병된 전염병 때문에 우리들의 댄스 배우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때 구입한 댄스화와 치마가 오랫동안 상자 한쪽 구석에 놓여 있었는데 

그 아쉬움 때문인지

요즘 뒤늦게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있다.


처음에는 주민센터에서 하는 걸로 만족했었다.

그런데

나와 함께 춤을 추는 파트너가 나에게 불평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내가 순서도 잘 기억못하고

또 스텝도 잘 따라오지 못한다고 투덜거리는 것이다.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스포츠 댄스에는 여자만 참여하고 있다.

라틴댄스인 Cha cha cha, Rumba, Jive를 여성끼리 파트너가 되어 하는데

다른이들이 내게 남자역할을 하라고 했다.

키가 크니까...


그렇지만 난 여자의 스텝을 배우고 싶어 여자 역할을 고집했고

겨우 나보다 조금 작은 파트너와 한짝이 되어 춤을 추는데...

문제는...

여자 스텝이 훨씬 다양한 움직임을 하는 거다.

몸치에 가까운 내가 회전도 늦고 스텝도 버벅거리니 상대가 타박하는 거다...



고민을 하다가

따로 전문가에게 개인레슨을 받기로 했다.


개인레슨을 받으니 주민센터에서 하는 집단 수업 강사와는 확실히 다르게 가르쳐 준다.

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일깨워 준다. 

요즘 하나하나 천천히 새로 배우고 있다.

가르치는 강사에 따라 스텝 순서도 좀 다르고

나에게도 금방 변화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레슨 받는게 즐겁다.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고 나의 움직임에만 몰두 할 수 있다.

커다란 거울 속에 비치는 내 움직임을 보며 연습하는게 신난다.

가끔은 동영상에서 보던 움직임이

쬐끔... 내 몸에서도 보이는 것 같아 기쁘고 흥분된다.


더 좋은 것은 번쩍이는 아름다운 황금색 구두를 신고 춤을 춘다.

언제 이런 색의 구두를 신어 보겠는가

춤추는 시간에는 거울에 비치는 내 발이 멋지고 화려하게 보인다.








오늘도 연습실에 가서

황금색 댄스화를 신으면서 난 꿈을 꾼다.

동영상 속의 아름다운 여성들처럼 날아갈 듯 춤추는 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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