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를 좋아하는 지인이 봄꽃을 보려고 산에 간다기에 따라 갔다.
난 식물에 대해서 문외한이다.
몇년전, 식물에 대해 알고 싶어서 숲해설사 공부를 한적 있지만 식물은 이론과 지식만 갖고 되는 게 아니란 걸 느꼈다.
평소 아는 것이 없는 상태였으니 배워도 금방 잊어 버린다.
그 때부터 몇년의 공백기가 또 있었으니
지인에게 듣는 꽃과 나무의 이름은 완전 새롭다.
청계사 계곡 경사진 언덕에서 만난 꽃들은
꿩의 바람꽃, 노루귀, 현호색꽃, 진달래, 산괴불주머니, 제비꽃, 양지꽃이다.
함께 간 지인이 꽃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이것 저것 알려주었다.
<꿩의 바람꽃>
<노루귀>
<현호색>
<양지꽃>
<보라색 제비꽃>
<흰색제비꽃>
<산괴불주머니>
<진달래>
산으로 올라 가는 길 옆 주변은 온통 검불로만 덮여 있었다.
큰 나무인 진달래 꽃은 보였지만 야생화 같은 작은 꽃은 어디에 있을까, 찾기 힘들겠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아는 만큼 보이는지
지인은 숨어 있는 꽃들을 금방 찾아 낸다.
그녀는 꽃을 찾으면 나를 불러 사진도 찍게 하고 그 꽃에 대해 하나 하나 이름과 습생을 가르쳐 주었다.
이것 저것 배우고 나니 내 눈에도 숨어 있던 꽃들이 하나씩 들어 오기 시작했다.
사실은 숨어 있는게 아니라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꽃들은 같은 종류라도 아주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꽃의 색, 잎의 모양, 꽃잎모양까지 조금씩 차이가 난다.
노루귀, 꿩의 바람꽃, 제비꽃 ..
모두 작은 꽃들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예쁘다.
이런 모습의 야생화가 너무 예뻐서 이들을 보기 위해 산에 온다는 지인의 말에 공감이 간다.
마른 나뭇잎과 검불들 사이에 살짝 살짝 보이는 조그만 꽃들의 모습.. 청초하기도 했지만 그들에게서 생명의 힘찬 에너지도 느껴진다.
발밑의 땅을 내려다 보니 겨울의 마른 가지 사이에서 새롭게 올라오는 생명들이 가득하다.
이들이 어떤 식물인지 알지 못하지만 메마른 땅을 초록색으로 부드럽게 만들어 줄 귀중한 존재들이다.
산으로 올라 갈때는 아무 생각없이 발을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놓았는데
땅속에서 움터 올라오는 작은 생명들을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 걸음은 점점 조심스러워졌다.
함부로 여기 저기를 밟을 수 없어 이미 나있는 길을 따라 살거머니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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