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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농다리

새잔차 2016. 2. 1. 20:00

고속도로  진천IC를 빠져 나와 안골삼거리에서 신호를 받고 있는데 생소한 문구가 눈에 띈다.

'생거진천 ' 저게 뭐지... 

도로를 지나는데 여기저기에서 계속 발견된다.




아하!!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란 문구가 떠 올랐다. 

 "살아서는 진천이요 죽어서는 용인이다"

 

이건 옛날 이야기인데...

아주 오래전 라디오에서 흘러 들은  '전설의 고향' 이야기였는데...


충북 진천 어느 곳에 가난하게 살아가는 추천석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어느 날 저승사자의 부름을 받아 죽게 되었다. 

그런데 염라대왕 앞에 가서 명부를 확인하니 저승사자가 동명이인을 잘못 데려 온 것이다.

용인에도 추천석이란 이름의 아주 큰 부자가 살고 있었는데 

진천에서 살았던 추천석과 생년월일, 출생 시간, 이름이 동일하여

저승사자가 그만 착각하여 용인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 가야 했는데 진천 사람으로 바꾸어 데려 온것이다.

잘못을 꾸짖는 염라대왕의 호통에 초죽음이 된 저승사자는

진천의 추천석을 데리고 급하게 그의 집으로 돌아 갔지만

이미 가족들은 그를 장사지내고 땅에 묻어 버렸다.

이승으로 돌아 왔지만 들어 갈 육신이 없어진 추천석은 저승사자에게 항의 하였고

난처해진 저승사자는 용인의 추천석을 저승으로 데려가면서

그의 몸에 진천 추천석의 혼백을 넣어 살아가도록 해 주었다.

그리하여 가난하게 살던 진천의 추천석은 죽어서는 용인 부자 추천석으로 살면서

진천의 가족에게도 도움을 주고 

착한 부자로 잘 살았다는 이야기다.


 내가 기억하는 '생거진천'의 문구는 이런 내용인데..

 

진천군은 이것을 군의 홍보문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문구를 홍보에 사용하는 진천군이 재미있다.

ㅅㅏ람들이 진천을  더 많이 기억 할 것 같다.





그런데 '생거진천 사거용인' 을 풀어내는

용인군 이야기는 진천군과는 좀 다르다.




진천군에서 밝히는 유래와 용인군의 이야기가 서로 다르지만

같은 것이라도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있고 

정이 담긴 옛이야기가 숨어 있는 이 지방들이 고풍스럽고 정감이 가서 좋다.

옛스런 분위기가 녹아 있는 이 지역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이 지역 미호천에는 천년이상을 간직해 온 옛날 다리도 있다.

바로 농다리이다.

 

 


멀리서 보면 그냥 돌무더기가 가득한 것 처럼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참 지혜롭게 만들어진 다리이다.


얼기설기 만든 듯한데도

단단하게도 그 오랜 세월을 견뎌 왔다. 



 

 

다리는 원래 서로를 연결해 주는 역할이다.

이쪽 사람들과 물 건너 사람들을 이어주고 소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다리이다.





그 연결을 위해

다리는 항상 물과 같이 지내야 한다.

부드럽게 흘러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격하게 투쟁해야 할 때도 있다.




그 긴 세월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다리 위를 지나 갔을까

 

긴장 된 마음으로 신행길 가는 조선시대의 새색시가 지나 갔을 것 같고

봇짐지고 장에 가는 고려시대 아저씨가 건너 갔을 지도 모르고

신라 화랑들이 무리지어 지나 갔을 지도 모른다

어쩜 이곳은 젊은 청춘 남여의 만남의 장소였을 지도 모른다.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를 간직하며

말없이 그들을 지켜 본

이 돌다리는

오늘 자신을 보기 위해 멀리서 온 나를 보고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을까

 

묵묵하게 자리하는 다리를  바라보며 그 속에서 나를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