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집 앞에 차 소리가 난다.
어제 저녁에 미리 예약해 둔 블루버드 택시가 온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는 건 정말 싫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어쩔 수 없이 계속 새벽에 일어나야 할 상황이다.
몸이 따라 줄까..
5시에 따왕역에서 동료들을 만나기로 했으니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벽의 간선 도로는 조금 한적했지만 스마랑 시내로 들어가니 라마단 기간 탓인지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자바몰 부근은 사람들로 엄청 붐비고 있다.
주차된 오토바이가 상당히 많은 것을 보니 이 새벽에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 같은데.....
밤에 잘 다니지 못하니 사정을 알 수 없다.
도로 옆 건물에 붉은색 십자가가 우뚝 서 있다.
유난히 눈에 띈다.
현지교회인가보다.
밤을 밝히는 십자가...
이슬람교가 대세인 이 나라에서 저렇게 당당히 십자가를 세우고 있는 교회가 있다니....
따왕역 도착.
이번이 두번째 이용하는데 역 내부가 조금 달라져있다.
전에는 개찰구가 왼쪽에 있고 예약티켓과 기차표를 교환하는 부스가 정면에 있었는데,
부스는 철거되고 그 자리가 개찰구로 변경되어 있다.
그러면 예약 티켓을 교환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역 밖으로 나가보니 오른쪽편에 창구들이 여러개 설치되어 있다.
가장자리에 기차 티켓교환기가 보인다.
티켓교환기에 예약번호를 입력해서 기차표를 출력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와 달리 기차표를 다양한 곳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아도 주변에 있는 알파마트나 k마트 등에서 가능하다.
이런 부분은 우리나라보다 편리한 것 같다.
벽 한쪽에 따왕역 전체 기차 스케줄이 있다.
새로 단장된 역의 분위기는 전보다 훨씬 편리하고 깨끗하다고 할까. 이런 것은 스마랑이 변해 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지...
표를 개찰 할때 역무원이 기차표와 함께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한다.
아차... 이 나라는 항상 이랬지... 신분증을 꺼내면서... 어디를 가든 신분증을 챙겨야 하는 게 조금 귀찮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외국에서는 그 나라의 규정을 따라야 하니까...
개찰을 해서 들어오니 상점들이 많이 보인다.
기차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지만... 가격도 비싸고 나시고랭 한가지만 가능해서.
도시락을 사기로 했다.
상점에 만들어 놓은 도시락이 있어 내용물을 살펴보니...
밥, 닭고기, 삶은 야채.... 신통치 않다.
난 야채가 좀 더 있어야 한다.
매점 안으로 들어가 그 중 몇 가지를 선택해서 포장했다.
이렇게 도시락을 만들어 기차를 탈 수 있는 역이 인도네시아에 많은 게 아니다.
스마랑역이 이런 점에서는 좋다.
05:35분 발 수라바야 행 기차 HARINA는 2번 홈에서 출발하였다.
기차는 정시에 출발했고
스마랑을 벗어 날 즈음에는 어둠이 점점 옅어지면서 차창 밖 저 멀리에는 해가 뜨고 있었다.
여명은 밝아 왔지만 객차내는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 추울 지경이다.
조금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부족한 잠을 청했다.
우리가 승차한 객차는 Eksekutif 이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기차표를 예매하는데 같은 Eksekutif 급인데도 요금이 차이가 나 무엇때문인지 궁금했다. 이번에 승차 하면서 객차를 비교해 보니... 차이가 있다.
열차 연결 위치, 좌석의 편안함, 편의시설 수준이 다르다.
이번 객차는 Eksekutif 중에서 가격이 낮은 표여서인지 다리가 긴 나에게는 좌석 간격이 좁다. 등받이를 뒤로 하면 뒷좌석의 사람이 불편할 것 같아 사용이 여의치 않다. 그런데....ㅋㅋ 이미 등받이 손잡이가 고장 나 있어 사용 불가이다.
그래도 좌석마다 콘센트가 준비되어 있어 컴퓨터나 충전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좋다.
동료들과 이야기도 하고...
자기도 하고...
창밖에 펼쳐지는 끝없는 평야
보다가 지쳐서
또 자고...
긴 시간...
드디어
수라바야 빠사르뚜리 역도착
스마랑 따왕역에서 거의 4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열차가 도착하니 제일 먼저 포터들이 올라온다.
나에겐 포터이용이 낮설지만 인도네시아 인들은 짐이 있을 경우 이들을 이용한다.
출구로 나오니 택시 기사들이 손님을 찾기 위해 주변에서 호객한다. '딱시'.... '딱시'
역에 주차해 있는 택시를 이용할 때는 주차요금을 지불할 경우도 생긴다.
주차 요금을 손님이 지불하는 이런 부분이 아직 익숙하지 못해 자주 당황스러움을 느낀다.
유니폼을 입은 포터가 한 손에는 유모차, 다른 손엔 비닐봉지를 들고 아기 안은 여성을 앞서 가고 있다.
머리에 검은색 질밥을 착용한 여성이 아기를 안고가는 모습도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대부분 아기를 앞으로 안고 있다.
어디에서든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은 정겹게 보인다.
수라바야는 인도네시아 제 2의 도시지만 역 주변은 상당히 조용하고 평화롭다.
이 한적한 역에서 우리는 여행사 직원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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