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이(談水)
타이베이의 서북쪽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이다.
물가엔 작은 배들이 줄지어 매여있지만
바다 풍경 보다는 넓은 강을 만난 분위기다.
이곳은 일몰이 아름답다는데 우리는 아쉽게도 낮시간에 머물렀다.
해변가를 걷다가 발견한 낚시꾼.
물속 깊이 들어가 뭔가를 찾는 저 빨간모자 아저씨
대만사람의 어떤 성향은 아닐까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본다.
먹거리 많은 단수이 거리를 돌아다니다
어느 골목길로 들어 섰다.
한 가게에서 팔고 있는 예쁜 소라들과 조개들..
특이한 모양과 색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서 바다 내음을 맡는다.
소라는 독특하게도
이상한 뒤틀림에서 아름다움이 나타나고
가시같은 돌기가 보는 이들에게 신기함을 더해준다.
고둥의 나선형과 줄무늬는 태고의 신비가 녹아 있는 듯
마음을 앗아간다.
패류들을 이것 저것 구경하고 있는 동안
마음 한구석에
슬며시
안타까움이
고개를 내민다.
제주도...
그곳도 한때는 이런 소라, 고둥, 조개 같은 패류들이 풍부했었다.
80년대 학생들은
제주로 졸업여행을 갔고
난 학생지도라는 이름으로
거의 매년 제주에 간것 같다.
그때 그곳에는
여행객들이 가는 특산품 가게마다
이런 특이한 조개, 고둥, 소라를 판매하고 있었다.
육지사람들은
한번도 보지 못한 별난모양의 소라와 고둥에
눈이 휘둥그레 져서 감탄하였고
그 독특한 아름다움을 진귀한 상품으로 구입하였다.
사람들은 독특한 색의 고둥을 사랑했고..
나도 여행선물로 지인들에게 사 주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지금 제주는...
이런 특이한 모양의 패류들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제주 바닷가에서는 이런 류의 특이한 패류들을 더 이상 찾지 못한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소라, 고둥, 조개의 이름을 알기 위해
여기저기 인터넷으로 찾아 보았다.
그런데
실망했다.
너무 빈약하다.
사진정보는 거의 없는 상태다.
다양한 모양의 소라, 조개, 고둥 들은 있는데
이들의 이름은 알수 없다.
패류 도감 같은 건 어디에 있을까
찾기가 어렵다.
나같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름을 알아야 의미가 있는 것인데..
이름도 모른다는 건
그 존재성이 희박하다는게 아닐까
우리는 이런 패류들을
단순히 먹거리로만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여기 대만은 이런 패류들을 보호하고 있을까
이런 패류들은 주변에 많은 것 같아도
사라질 때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데...
이들을 보면서
뭔지 모를 안타까움이 가득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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