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여행

춘분날 우에노공원에서

새잔차 2017. 3. 26. 15:41

2017년 3월 20일 춘분(春分)


우리에게 춘분은 그냥 평범한 날인데 

일본인들은 이 날을 좀 특별하게 맞이하는 것 같다.

일본 달력에 3월 20일은 빨간 공휴일로 표시 되어 있다.



우연히 이 날 우에노 공원에 있는 도쿄국립박물관을 가는데

우에노 역 부근에서 동물원이 당일 무료라는 표지판을 보았다.

역 출구에는 수많은 인파가 빡빡하게 지나가는데

그 사이로 눈에 띤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여길 자주 왔어도 

동물원은 아직 가보지 못했다고 하신다. 

우린 즉시 발길을 돌려 동물원으로 향했다.


공짜가 주는 즐거움 때문인지 

몰려 드는 사람들과 함께 동물원으로 들어가는 우리는 

아이들처럼 들뜬 마음이었다.




입구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긴 어딘가하고 살펴보니 

중국에서 온 팬더가 있는 곳이다.


인기있는 코스여서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우리도 그 뒤로 가서 줄지어 섰다.





팬더는 2마리가 실외 방사장에 나와 있었는데

한마리는 햇살 좋은 곳에서 누워자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앞을 지나가는 순간

갑자기 몸을 뒤척이더니

커다란 응가를 하는 게 아닌가.

ㅋㅋㅋ




또 한마리는

관람객들 앞에서 재롱을 떠는지

연신 대나무 잎을 먹으면서

포즈를 취해주고 있었다.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는 사진찍기는 허용되기에

모두들 팬더를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찍는다. 




아이들이 관심 가지는 또 다른 동물은

곰이다.



큰 덩치가 무섭기도 하지만

북극 곰 같은 흰곰이

우리를 어슬렁 거리며 다니는 모습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뿐 아니라

나에게도 관심거리였다.




사실 나는

오랜 시간 곰 우리를 떠나지 못했다. 


등이 가려운지

벌떡 일어나 벽에 등을 문지르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몸을 쭉 늘리니

갑자기 키가 쫘악 늘어나는 게 

너무 신기해서

아이들 틈에서 한참 서 있었다.




물개를 보는 곳은

1층, 2층으로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볼 수 있다. 



위에서는

먹이를 먹거나 재롱떠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아래에서는 유리를 통해

물개들이 물 속에서 유영하며 노는 모습이 보인다.







이 동물원에는 맹금류들도 상당히 있었다.

평소 보지 못한 흰독수리, 콘돌같은 큰 새도 볼 수 있었는데

철망 속의 모습도 안스러웠고


제한 된 좁은 공간을 

이리 날고 저리 나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넓은 하늘을 떠나

자유 잃고

우리에 갇힌 동물들은

철창 너머로 관람하는 우리 인간들을 어떻게 볼까





일본은 춘분날에 동물원을 무료개방한다.

그래서 

박물관 가려던 우리의 발길은

하루종일 그곳에 멈춰 있었다.